옴니움 크랭크 장착 후 유격 발생 시 긴급 대처법

큰맘 먹고 장착한 옴니움 크랭크, 그런데 페달링할 때마다 미세한 덜컥거림이 느껴지시나요? 힘을 주어 밟았을 때 ‘뚝’ 하는 소음과 함께 크랭크암이 좌우로 흔들리는 경험, 정말 당황스럽죠. 특히 ‘국민 크랭크’라 불리며 수많은 픽시 라이더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램 옴니움 크랭크이기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클 수 있습니다. 마치 잘 맞던 신발이 갑자기 헐거워진 듯한 이 불안감, 혹시 내 자전거에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되시나요? 장착을 막 마친 새 제품인데, 혹은 중고로 어렵게 구했는데 벌써 수리를 맡겨야 하나 막막한 심정일 겁니다. 이 문제, 사실 많은 옴니움 크랭크 사용자들이 한 번쯤 겪는 흔한 현상이며, 대부분 간단한 자가 정비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긴급 대처법을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옴니움 크랭크 유격 핵심 해결책 3줄 요약

  • 논드라이브 사이드(좌측) 크랭크암의 8mm 고정 볼트를 제조사 권장 토크값에 맞춰 다시 체결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조치입니다.
  • GXP 방식 비비(BB)의 스페이서가 프레임 규격에 맞게 드라이브 사이드(우측)와 논드라이브 사이드에 정확히 장착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크랭크 스핀들과 비비 베어링의 오염 및 마모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분해 후 세척과 재윤활(그리싱)을 거쳐 재장착합니다.

픽시 라이더의 심장을 울린 옴니움 크랭크

한때 트랙 자전거, 즉 픽시 씬을 지배했던 부품을 꼽으라면 단연 스램(SRAM)의 트루바티브(Truvativ) 옴니움 크랭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엄청난 강성과 뛰어난 힘 전달력, 그리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입문자는 물론 전문가 수준의 라이더에게까지 ‘국민 크랭크’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7050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져 스기노 75나 듀라에이스 트랙 크랭크와 같은 상급 모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었죠. BCD 144 규격으로 스기노 젠과 같은 고급 체인링과의 호환성도 좋아 튜닝의 재미까지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완벽해 보이는 옴니움 크랭크에도 한 가지 까다로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GXP(Giga X Pipe)라는 독자적인 비비 규격입니다.

GXP 비비 시스템에 대한 이해

대부분의 외장 비비 시스템은 양쪽 크랭크암이 스핀들을 꽉 잡아주며 고정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GXP 시스템은 조금 다릅니다. 논드라이브 사이드(좌측) 베어링이 스핀들을 꽉 물고, 드라이브 사이드(우측) 베어링은 스핀들 위에서 떠 있는(floating) 구조입니다. 모든 고정은 논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 볼트를 조여 스핀들을 당겨주면서 이루어집니다. 이 독특한 설계 때문에 정확한 설치와 토크값 준수가 매우 중요하며, 유격이나 소음 문제의 대부분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유격 발생의 주요 원인과 진단

페달에 발을 얹고 좌우로 흔들었을 때 크랭크 전체가 움직인다면 유격이 발생한 것입니다. 소음이 동반되기도 하죠.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좁혀볼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 부정확한 토크값

자가 정비 시 가장 많이 하는 실수입니다. 논드라이브 사이드의 8mm 볼트를 충분히 강하게 조이지 않은 경우입니다. GXP 시스템은 이 볼트 하나가 전체를 잡아주는 핵심이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토크값(보통 48-54 Nm)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손 감각만으로 조이면 대부분 토크가 부족하여 라이딩 중 유격이 발생하게 됩니다. 정비의 완성은 토크렌치라는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잘못된 스페이서 사용

GXP 비비 킷에는 보통 몇 개의 스페이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 스페이서는 자전거 프레임의 비비쉘 폭(68mm 또는 73mm)에 맞춰 사용됩니다. 대부분의 트랙 자전거는 68mm 규격이므로, 보통 드라이브 사이드와 논드라이브 사이드에 각각 하나씩의 스페이서를 넣고 비비컵을 장착합니다. 만약 스페이서를 빼먹거나 잘못된 위치에 넣으면 유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품의 오염 및 노후화

이미 단종된 지 오래된 부품이라 중고 거래가 활발합니다. 번개장터 같은 곳에서 구매한 중고 옴니움 크랭크의 경우, 이전 사용자의 관리 상태에 따라 스핀들이나 비비 베어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크랭크 스핀들과 베어링 내부에 이물질이 끼거나 윤활이 부족하면 소음과 함께 유격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나사산이나 베어링 자체의 손상일 수도 있습니다.

유격 해결을 위한 자가 정비 가이드

이제 이론을 알았으니 직접 해결해볼 시간입니다. 아래의 단계별 가이드를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면 초보자도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공구를 확인하고 준비해주세요.

필수 정비 공구 체크리스트

성공적인 셀프 정비를 위해서는 올바른 공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표는 옴니움 크랭크 정비에 필요한 핵심 공구들입니다.

공구 이름 주요 용도 비고
8mm 육각 렌치 논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 볼트 체결/분리 긴 핸들이 달린 것을 추천
토크렌치와 8mm 소켓 정확한 토크값으로 볼트 체결 유격 문제 해결의 핵심
외장 비비 공구 GXP 비비컵 장착 및 분해 규격에 맞는 공구 확인 필요
디그리서 및 자전거용 그리스 부품 세척 및 윤활 소음 방지 및 부품 보호
고무 망치 크랭크 스핀들 분리 시 사용 필요 시에만 사용

단계별 문제 해결 절차

일단계 크랭크암 볼트 재체결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첫 번째 단계입니다. 8mm 육각 렌치(가급적 토크렌치 사용)를 이용해 논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 볼트를 시계 방향으로 강하게 조여줍니다. 권장 토크값은 48-54 Nm로, 생각보다 아주 강한 힘이 필요합니다. ‘딱’ 소리가 나며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때까지 조여준 후, 크랭크 유격이 사라졌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많은 경우 이 단계에서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단계 비비 및 스페이서 점검

첫 단계로 해결되지 않았다면, 크랭크를 완전히 분해하여 비비와 스페이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옴니움 크랭크는 보통 셀프 익스트랙팅(Self-extracting) 방식이라 8mm 볼트를 반시계 방향으로 풀면 자연스럽게 크랭크암이 분리됩니다. 분리 후, 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을 고무 망치로 살살 쳐서 프레임에서 빼냅니다. 이후 외장 비비 공구로 비비컵을 분리하여 스페이서가 양쪽에 하나씩 제대로 위치해 있는지 확인합니다. 분해한 김에 디그리서를 이용해 나사산과 비비 내부를 깨끗이 세척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삼단계 재장착 및 최종 확인

세척을 마쳤다면 이제 재장착할 차례입니다. 프레임의 비비쉘 나사산과 비비컵 나사산에 소량의 그리스를 꼼꼼히 바릅니다. 이는 고착 방지와 소음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스페이서를 올바른 위치에 놓고 규정에 맞게 비비컵을 장착합니다. 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을 끝까지 밀어 넣고, 논드라이브 사이드 크랭크암을 끼운 후 8mm 볼트를 다시 토크렌치를 이용해 권장 토크값으로 조여줍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의 유격과 소음 문제는 마법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단종된 옴니움 그 대안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스램 옴니움 크랭크는 단종되어 더 이상 새 제품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뛰어난 성능과 상징성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는 높은 시세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만약 옴니움을 대체할 다른 크랭크를 찾는다면 몇 가지 훌륭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성능과 감성의 라이벌들

  • 스기노(Sugino) 75: NJS 인증을 받은 트랙 경륜의 상징과도 같은 크랭크입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검증된 내구성, 강성은 최고 수준이지만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 로터(Rotor) 베가스트(Vegast): 현대적인 디자인과 경량, 뛰어난 강성을 자랑하는 스페인 브랜드의 크랭크입니다. 성능 면에서는 옴니움을 능가한다는 평도 있지만 역시 가격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 미케(Miche) 피스타드(Pistard): 이탈리아 감성의 합리적인 가격대 크랭크입니다. 입문 및 중급 라이더에게 좋은 선택지로, 성능도 준수하지만 옴니움의 압도적인 강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벨로시닷(Velocidad): 국내외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떠오르는 브랜드입니다. 옴니움과 유사한 외장 비비 방식을 사용하며, 좋은 강성과 디자인으로 옴니움의 대체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싱글기어 자전거의 심장인 크랭크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주행 스타일, 예산, 그리고 디자인 취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각 크랭크는 고유의 장단점과 호환성(체인라인, 페달 등)을 가지므로, 구매 전 충분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옴니움 크랭크의 유격 문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GXP 시스템의 특징을 이해하고 올바른 공구와 절차에 따라 정비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여러분의 자전거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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